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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in 영국
5살
곱슬한 턱까지 오는 단발은 어릴 때부터 유지해온 머리였는데, 어깨까지 길러진 머리를 잘라달라고 엄마에게 말했다가,

장난으로 머리를 기르는게 더 예쁠 거 같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씩씩 거리다가 그날 밤, 자기가 가위를 들고 머리를 삐죽삐죽

이상하게 잘라놓고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엄마 앞에서 '난 아무렇게나 잘라도 예뻐'라고 말해 어머니가 기함을 하셨다. (여담으로, 삐죽삐죽 쥐가 파먹은 듯한 머리칼에 결국 미용실에 가서 다듬는 바람에 역대로 짧은 머리로 다녔다. 본인은 울지도 않고 그저 짧아졌으면 됐다고 해맑게 웃었다고.) 그 뒤로 쭉- 단발머리를 고수하는데, 단발머리 내에서는 여러가지 머리를 다 하는 편이다. 양갈래 부터 히메컷, 매직, 등등 색이 연해서 염색도 자주하는데 이상하게 색이 2주를 넘기지 못해서 지금은 포기했다고 한다.
 

첫 이별
그렇게 사랑해 마지 않았던, 자신들의 가족과의 이별. 이상하게 엘리론은 가족과의 이별을 기억해내지 못하는데, 그저 물방울들이 가득한 기분에 휩싸인다고만 한다. 실은 엘리론을 옆에 계속 두고 싶어서, 그 옆에 머물고 싶었던 인간의 유한한 생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다섯 신들의 죄책감이 가득 서린 그 날의 기억은 죄책감과 미안함이 한데 뒤섞여 결국 리론이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in 프랑스
17살
스쳐가는 인연 중에 가장 소중한 인연 둘을 만났다. 고등학교 내내 같은 반이었고, 계속 같이 붙어다니면서 대학교도 같이 가고, 친구  두명이 취직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정상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다 보며 웃고 울며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한 친구들을 만났다. 후에 두명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할머니가 되어 손녀 손자를 볼 때까지, 그 시간들을 함께했다. 점점 나이가 들어 변해가는 외모를 보며 처음으로, 처음으로 같이 늙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으로 자신의 늙지 않는 외모로 옆에서 계속 친구로 생각해준 둘을 너무 사랑하고 사랑한 시간들을 보냈다. 결국은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한날 한시에 같은 병실에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모든 순간을 눈에 담고, 가슴에 담은 날들. 둘과의 이별이 너무 길고 아파서 열병을 앓았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제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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